@3/17/2025
개요
비트코인 백서 해설 (도서) 책을 읽었다. 1000 페이지 가량의 책인데 읽으면서 많은 통찰을 얻었다.
비트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이 아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느끼는 불합리함과 찝찝함에 대한 통찰이다. 덕분에 그간 손에 잡히지 않던 느낌을 글로 표현한다.
돈의 정의
인류는 정보의 보존으로 발생했다. 인류란 기록하는 정보체(體,system)들이 군집을 형성하고 상호작용한 것이다. 기록이 없다면 발전도 없다. 따라서 인류는 가치 저장 현상이다.
정보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다. 우주를 설명하는 물리적 사실과 실체 없는 발상은 동등한 잠재력을 가진다. 이 문장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언어가 본질적으로 규약(protocol, specification)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약은 실체 없는 발상에서 태어난다. 따라서 물리적 사실은 실체 없는 발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1이 0보다 큰 이유는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기 때문이지 실제로 무언가 있는게 아니다. 이것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모든 서술은 정보를 생성한다. 에너지와 질량의 관계를 라고 표현할 수 있듯이 정보와 질량의 관계도 유사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가 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아래 문서에 정리했다.
아무리 많은 농작물을 수확해도 먹고 남은 농작물이 썩으면 그 가치가 사라진다. 농작물을 포도주와 교환하면 포도주가 상할때까지 1년 이상 그 가치를 저장할 수 있다. 배고플때는 포도주를 빵과 바꾸면 된다.
포도주도 결국 상한다. 강철은 녹슬고 나무는 썩는다. 하지만 금은 절대 상하지 않는다. 금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쓰기 적절한 물리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금은 가치 저장 표준이 되었다.
금은 노동 가치를 보존하는 규약이다. 금 자체가 가치인게 아니다. 금에서 규약이 작동하는 것이다.
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는 행위는 기억에 대한 정보의 보존이며 가치 저장 행위다. 배달부는 목적지에 물건을 놓고 사진을 찍어서 노동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배달을 완료했다는 사진을 전송하고 보수를 받는다.
여기서 배달 완료 사진과 금은 노동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금이 지원하는 다양한 규약 중 하나가 배달 완료 사진에서 작동한 것이다.
이제 돈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다.
돈은 금에서 통용되는 규약들이 작동하는 현상을 구현한 것이다.
((금에서 통용되는 규약들의 집합)이 작동하는 현상)을 라고 했을 때 에서 가 관찰되면 는 돈이다.
법정화폐
웹 표준 프로토콜을 준수하지 않아도 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으면 웹 사이트라고 한다. 각종 오류가 발생해도 “오류가 있는 웹사이트”라고 표현한다. 법정화폐가 딱 이모양이다. 금 프로토콜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작동한다. 따라서 법정화폐는 오류가 있는 돈이다.
금은 광산에서 힘들게 캐거나 금을 가진 사람에게 그만한 가치를 제공해야 얻을 수 있다. 운 좋게 길에서 주울수도 있다. 누군가 주운 금은 누군가 잃은 금이기도 하다.
법정화폐는 프린터로 그냥 찍어낼 수 있다. 중앙은행 컴퓨터에서 0을 하나 더 쓰면 10배로 늘어날 수 있다. 금은 원한다고 생성할 수 없다. 따라서 해당 동작은 치명적인 오류다.
가 찍어낸 돈은 로 점점 흐를 것이다. 는 자신이 찍어낸 돈으로 시장에서 기존 가치를 제공받는다. 가 찍어낸 돈이 흘러들어오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떨어진 가치로 인해 를 제외한 나머지는 손실을 입는다. 손실의 정도는 다.
고소득자에게 살인적인 세금을 부과하고 돈이 흐르는 곳곳에서 세금을 걷는다. 심지어 기부를 하는 사람한테서도 세금을 걷는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세금과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가 노동을 통해 화폐에 가치를 부여하면 는 그것을 가져간다.
화폐은 다운스트림, 가치는 업스트림. 위에는 A가 있으며 밑에는 E가 있다.
마무리
돈의 본질을 서술하고 내가 느낀 불합리함과 찝찝함을 설명했으므로 글을 마친다.